날은 무더워지고, 활동은 줄었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제대로 못 만나고, 경기가 안 좋다는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온다. ‘코로나’, ‘확진자’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이젠 지겹다. 올 2020년이 절반밖에 안 지났는데, 이미 충분히 지친 느낌이다. 이런 시기를 개인과 조직이 안전하게 극복하고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운 열정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지금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감정’이다.

예전 노래 가사 중에 “괴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또 참지 울긴 왜 울어”라는 가사가 있었다. 유독 힘들 때 이 노래를 목청껏 부른 기억이 있는 사람들도 꽤 있을 거다. 그런데 문제는, 감정이라는 게 참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상반기에 반 토막 난 매출도 올려야 하고,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도 신경 써야 하고, 집안에서 신경전만 벌이며 투닥대는 가족들을 보살펴야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감정을 우선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감정이 휘몰아치면, 돈, 건강, 가족, 직장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번아웃된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돌아볼 여력이 결코 없기 때문이다. 그간에도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 우울증이 생겼다는 언론 기사들이 종종 나왔다. 하지만 대개는 그런 기사가 있다는 것만 훑어보고는 막상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본인의 감정 상태를 알아야 관리가 가능

그래서 본 칼럼을 통해, 본인의 감정을 읽도록 도와주는 감정의 체크판(Mood Meter)을 소개하고, 당장 우리의 감정부터 진단해보려 한다. 감정 체크판은 현재 자신의 기분 상태와 신체 에너지를 토대로, 스스로 감정을 읽도록 하는 자가진단 툴이다. 예일대학교 심리학과의 데이비드 카루소(David R. Caruso) 박사가 개발한 것으로, 우선 본인의 감정 상태를 읽은 후 주변 동료들 또는 가족들과 같이 해볼 수 있는 유용한 감정 도구다.
그림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감정 체크판이다. 그림에서 세로축은, 현재 내가 느끼는 에너지다. 0에 가까울수록 에너지가 없는 상태이고, 10에 가까울수록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다. 가로축은 현재 내가 느끼는 기분을 의미하는데, 0에 가까울수록 불쾌하고, 10에 가까울수록 유쾌함을 나타낸다. 이제 당신의 상태를 감정 체크판에 하트로 표시해보자. 당신이 표시한 그 지점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당신이 어떤 상태에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일까?

감정 체크판의 4가지 바탕 색깔은 각각 4가지의 대표 감정부류다.
첫 번째로, 신체 에너지는 낮은데 기분은 좋은 연두색 부분에 당신이 표시했다면, 현재 당신의 감정은 차분하고 편안하다. 다만 기분은 좋지만, 에너지는 높지 않기 때문에, 몸의 에너지를 높이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잘 쉬어야 한다. 기분 좋다고 무리하게 야근하거나 활동량을 늘리면,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체력이 떨어지면 기분 상태도 함께 떨어진다. 그러니 무엇보다 과로는 금물이다.

두 번째로, 에너지가 높고 기분도 좋은 노란색 부분에 표시했다면, 당신의 상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우울함을 강하게 느끼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은 만나지 말 것을 추천한다. 감정은 사람 간 서로 전염되며, 특히 부정 감정의 전염성은 긍정 감정에 비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에너지는 높은데 기분이 안 좋은 빨간색 부분에 표시했다면, 당신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강하게 흥분된 상태다. 주로 화, 스트레스, 불안 등의 감정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강도가 모두 높은 감정들이라 다루기가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부정적인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도록, 가능하면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게 좋다. 잠깐 장소를 이동하거나, 물 한잔 마시거나, 손을 씻고 오는 것이 부정 감정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응급 조치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에너지도 낮고 기분도 안 좋은 파란색 부분에 있다면, 전반적으로 우울한 감정 상태다. 빨간색 감정 부류처럼 강도가 높진 않지만, 한번 느끼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몸의 에너지부터 높이는 게 상책이다. 식사를 잘 챙겨먹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산책 등이 좋다.

우리 조직을 순식간에 망치는 감정 전염을 조심하자

만약 당신이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감정에도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감성리더십은 본인과 타인의 감정을 읽고 현명하게 관리하는 역량이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부정 감정은 전염이 특히 빠르다. 경영학자 미첼 쿠지와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홀로웨이가 주장한 썩은 사과의 법칙은 유명하다.
썩은 사과 한 알을 박스 안에 넣어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박스안 모든 사과가 썩게 된다. 사과가 썩으면서 에틸렌이라는 물질을 주변에 강하게 분출해서, 근접한 다른 과일들까지 순식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회사에 대한 불만, 팀장을 향한 미움, 업무에 대한 싫증 등은 혼자만의 감정으로 끝나지 않고 주변 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전염된다. 팀원 1명의 감정은 개인감정으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위험요인이 된다. 리더는 업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원들의 감정 상태는 어떤지 수시로 관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인지까지 알 수 는 없을지라도, 특정 팀원이 최근 말 수가 줄어들고 리더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으며 동료들과 겉도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살피면 무드 파악이 가능하다. 이런 감정적 신호가 파악되면, 그냥 간과하지 말고 1:1 면담을 통해 감정 상태와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자.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면 썩는다. 당신과 팀원들의 감정이 우선 안정되어야, 성과도 나고 협업도 이루어진다. 감정이 휘몰아칠 때는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힘든 시기, 하지만 이 와중에도 우리가 행복하느냐, 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는, 결국 외부 요소가 아니라 우리 안의 감정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