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웹진 2020년 봄호 테크 리포트의 ‘철도차량의 운전자 및 승객 상해치 평가’(플랫폼개발팀 정지호 책임연구원) 칼럼 에서도 다룬 바 있듯이, 선로 위를 달리는 철도차량은 이동하는 모든 교통수단 중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폭설과 태풍 등 어떠한 악천후에서도 철도차량은 운행 스케줄에 맞춰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수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2018년 10월 대만에서 열차 탈선이 발생하여 18명이 숨지고 190명이 다친 사고의 원인은 열차의 과속으로 밝혀졌다. 열차가 안전한 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같이 과속의 개념이 존재한다. 휠과 레일 간의 단순한 인터페이스만 되면 될 것 같은 열차에도 속도 등 물리적인 제한은 존재하는데, 이 사고의 배경은 이러한 물리적인 제약조건을 무시한 채 곡선구간(R300 m)을 제한속도(75 km/h)보다 2배 빠른 속도 140km/h로 달린 것이다.

그렇다면 곡선구간의 제한속도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곡선 선로를 주행하면 원심력이 발생하고 그 원심력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속도 제한은 곡선을 벗어나려고 하는 이 원심력의 제한을 두기 위함이다. 앞서 언급한 대만의 열차 사고는 곡선에서 과속으로 인하여 원심력이 급격하게 커졌고 그 힘으로 인해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208명의 사상자를 낸 대만 '푸유마' 6432편

일반적으로 우리가 경험하지 말아야 할 재난 중에 지진, 태풍, 쓰나미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겠지만 차량 및 시설(전차선, 궤도 등)의 유지보수 미흡으로 인한 결함이나 안전운전수칙 미준수 등 인재로 인한 안전사고는 충분히 사전에 인지하고 관리하여 방지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열차의 안전 3요소(충돌, 탈선, 화재) 중 주행(탈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인자들을 파악하고 위험도 분석 등을 통해 사전에 안전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철도차량은 기능과 특성에 따라 트램, 경전철, 도시철도, 일반철도, 고속철도 등 다양하게 제작되어 승객 및 화물을 수송한다. 철도차량 제작 기술은 주요 부품의 핵심기술과 함께 발전하여 지금의 철도차량은 안전이 담보된 고속화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어느덧 대한민국은 전국이 일일생활권 안에 들어왔다. 이렇게 빠르고 편리한 고속차량의 제작과 운영을 위해서 안전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주행(탈선) 안전관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던 주행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중 현대로템은 차량제작사로서 차량 결함에 대한 위험요소를 식별하고 주행장치나 제동장치 결함 등에 대비하여 위험 사건 발생 시나리오를 예측, 관리하고 있다.

    철도차량 안전사고의 4대 위험요소

  1. ① 기술적 결함 (분기기/선로전환기 고장/ 신호기 고장/ 선로 이상/ 차량 결함)
  2. ② 차량 결함 (차량 한계/ 주행장치 고장/ 제동장치 고장 등)
  3. ③ 운전취급 오류 (규정 위반/ 운전취급 오류/ 차상신호장치 고장)
  4. ④ 장애물 (선로상 장애물/ 비상제동 기능 실패)

[그림 1] 기술적 결함에 의한 탈선 시나리오

한편, 국내 철도안전법은 [그림 2]와 같이 주행 안전성 확보를 위해 철도차량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술 요구사항을 법으로 규정하고 철도차량 설계 시 해당 요구사항에 대한 설계가 충분히 안전한지 검토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반드시 밟도록 하고 있다. 이에 당사는 철도차량의 동특성 해석 모델을 만들고 해당 열차가 운행되어야 할 선로 환경을 기반으로 주행 안전성 해석을 수행/평가하여 요구사항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열차의 현가장치(스프링)의 성능 요구사항을 도출하여 안전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대차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 횡압 (L) 휠과 레일 사이에 횡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윤중 감소율 (∆Y/Y) 감소된 윤중과 정적 윤중의 비
    탈선 계수 (L/Y) 차륜과 레일의 횡방향 작용력과 수직방향 하중의 비
  • [그림 2-1] 철도안전법 주행 안전에 관한 기술요구사항

[그림 2-2] 곡선(R80, R140, R250, R400) 선로 주행 시 윤중 감소율 및 탈선 계수 해석결과 예시

그뿐만이 아니라 열차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하중의 차량전복에 대한 안전성도 평가한다. 이는 태풍 등의 발생으로 강풍이 열차의 측면에 불어 하중(측풍)으로 작용하는 경우와 [그림 3]과 같이 차량 간 서로 교행 시 발생하는 압력으로 인해 측면에 하중(측력)을 가해지는 경우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두 가지 경우에도 차량이 전복되지 않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열차의 단독 운행 시 발생하는 측풍에 대한 영향평가는 곡선 선로에서의 주행 시 주행속도에 의한 원심력, 바람에 의한 풍력(횡풍), 그리고 곡선 바깥 선로에 설치된 캔트1)에 의한 구심력의 합으로 차량의 전복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열차의 교행 운행 시 발생하는 측력에 대한 영향 평가는 열차의 선두차량이 최초로 만나서 발생하는 최대 측력을 분석해 최대 측력이 열차를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갖는지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한다.

1) 캔트 : 철도차량이 곡선 지점을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안쪽 레일을 기준으로 바깥쪽 레일을 높게 부설하는 것

[그림 3] 열차 교행에 따른 측풍 분석 예시

철도차량의 주행 안전관리를 위한 현대로템의 노력은 [그림 4]와 같이 프로젝트의 설계단계부터 시험 및 검증단계까지 각 업무를 정의한 주행 안전관리 업무 흐름도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본 설계단계에서는 주행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차량과 궤도 측면)를 수집하고 검토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상세 설계 단계에서는 곡선구간에서의 차량 제한속도, 최대 캔트 및 캔트 부족량을 고려하여 주행 안전성을 평가한다. 차량의 운행선로 시운전 단계에서는 주행 안전성 검증을 위한 주행 안전성 검증 시나리오를 협의하여 도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시험을 통해 주행 안전성을 입증한다.

[그림 4] 주행(탈선) 안전관리 업무 흐름도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행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철도차량의 설계, 궤도의 상태, 신호시스템 뿐 아니라 각 구간의 속도제어를 위한 운전자의 숙련도도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 즉, 위에서 언급한 어떤 요소라도 관리가 소홀해서는 안 되며 철도차량의 제작사와 운영자 그리고 철도시설의 유지보수자 간의 유기적인 관리만이 철도차량의 주행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제작자로서, 차량의 설계 시 주행 안전에 영향을 주는 설계기술(중량관리기술, 대차설계기술, 진동/가속도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철도차량의 주행 안정성(임계속도), 승차감 등을 평가한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철도시설(궤도)과의 충분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차량의 최적 설계를 추진하고 철도운영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운영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추어 주행 안전성 향상을 위해 열차에 진동센서 등을 적용하여 안정성, 승차감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열차의 진동 특성에 맞게 능동적으로 진동을 감쇄할 수 있는 MR댐퍼를 적용하는 연구 등 보다 더 안전한 철도차량을 제작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