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관리, 왜 중요할까?

철도차량의 중량관리는 사람으로 따지면 체중 관리와 같다. 목표체중을 정하고 식단조절과 운동 등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과정의 결과가 체중 관리라면, 철도차량도 목표 중량을 정하고 그 중량을 만족하기 위해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단계에서 부품과 차량의 중량을 관리한다. 그리고 사람은 목표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굶지 않는다.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철도차량도 목표 중량을 만족하기 위해 무조건 경량화를 하지 않고 차량의 중량분포와 무게중심 등을 확인하면서 중량을 조절해 나간다. 그렇다면 철도차량의 제작에 있어 중량관리가 왜 필요한가? 이는 철도의 성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첫 번째, 동특성이다. 철도차량의 중량분포와 무게중심은 철도차량의 운행 시 발생하는 동적 거동특성에 영향을 준다. 여기서 동적거동 특성의 평가는 일반적으로 대차의 고유진동 주파수, 휠의 중량 편차, 탈선계수, 승차감 등을 평가하며, 차종별, 프로젝트별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 두 번째는 구조 특성이다. 구조 특성의 평가는 일반적으로 차체의 고유진동 주파수, 차체의 구조해석 평가 등이 해당하며 이 역시도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한다.

  • 세 번째는 화재 특성이다. 일반적으로 화재 요구조건의 만족을 위해 철도차량의 부품 및 소재는 불연, 난연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차량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단열재 및 내장재는 불연 재질을 적용하나 단열성능 등을 고려하여 밀도가 정해진다. 즉, 밀도가 높은 단열재나 내장재는 중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화재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는 철도차량의 소비전력이다. 소비전력은 철도차량의 효율과 관련이 있는데 이러한 효율과 관련있는 항목은 중량, 주행저항, 회생 제동, 운행패턴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이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이고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철도차량의 중량이다.

철도차량의 중량관리 절차

철도차량의 중량관리는 프로젝트의 입찰단계부터 시작돼 설계, 제작 그리고 완성차 중량의 측정이 요구조건에 만족하면 종료된다. 프로젝트 대부분에는 완성차의 중량 및 중량분포와 관련한 요구사항(requirement)이 있으며, 소비전력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 소비전력 또는 중량의 요구조건을 초과하는 경우, 측정단위 기준으로 페널티를 부과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여기서 소비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중량이므로 중량 요구사항 준수를 위한 중량관리는 필수적이다.

[그림 1] 중량관리 프로세스

일반적인 철도차량의 중량관리는 ▲목표 중량, ▲(기본/상세) 설계중량, ▲실측 중량 3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프로젝트의 입찰 및 기본설계 단계는 요구사항에 적합한 과거 유사 프로젝트의 중량정보를 활용한다. 그러나 이 정보는 열차를 이루고 있는 모든 부품의 설계가 다 완료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신뢰성 높은 부품 레벨의 중량관리는 어렵다. 반면, 상세설계 단계에서는 부품 단위의 신뢰성 높은 설계 중량 정보를 수집하여 부품의 실측중량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수집된 부품 레벨의 중량정보는 완성차 중량정보를 만드는 데 활용되며, 차량의 실측중량 정보의 정합성을 제작 전 단계에 걸쳐 확인하면서 완성차의 측정된 중량이 요구사항을 만족하면 마침내 중량관리가 종료된다.

차량의 설계, 제작, 측정단계에서 중량 요구사항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프로젝트 수주 후 입찰 중량을 분석하여 설계 및 제작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측하고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목표 중량 개념을 도입해 각 시스템/부품 설계 담당자에게 목표를 할당하여 관리하도록 한다. 그런데도 중량이 요구사항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중량 저감 프로세스를 통해 프로젝트 수행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다각적으로 분석 및 설계에 반영한다.

경량화를 통한 열차의 에너지 효율 향상

  • 최근 중량 관련 요구사항의 변수는 승객의 편의시설에만 국한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대부분 지하 구간에서 운행되는 지하철의 특성상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 열차 성능 및 주행효율 향상을 위한 주요 장치의 성능 업그레이드 등 중량이 증가하는 요소가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중량 요구사항은 철도시설 관리 규정에 따라 그 기준이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 그렇다면 현대로템은 어떻게 철도차량의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철도차량은 차량 무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차체와 대차의 중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다음으로는 열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추진과 에너지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자동차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최근 현대자동차는 G80 신형모델을 개발하면서 알루미늄을 사용을 늘려 차체를 경량화하였으며, 서스펜션과 파워트레인, 연료 시스템등의 경량화 설계를 통해 가볍고 고성능의 안전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 철도차량의 경량화 역시 차체 재질과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차량 설계 시 충돌 안전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차체 재질과 구조에 따른 열차의 주요 성능을 분석하고 검토한다. 철도차량은 차체 재질을 스테인리스에서 알루미늄으로 변경하면 전체 중량 절감이 월등히 높고 튼튼한 뼈대를 추가하여 재질 변경에 따라 취약할 수 있는 강도를 보완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이중 스킨 구조의 형태의 압출 프로파일로써 강도의 향상뿐만 아니라 소음의 저감도 가능하다.

Material M T T M TOTAL
Stainless Steel > 10,500 > 10,300 > 10,500 > 10,300 > 41,600
Aluminium < 9,000 < 8,800 < 9,000 < 8,800 < 35,600
Reduction 1,500 1,500 1,500 1,500 6,000
(단위: kg)

[그림 2]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의 중량 비교

  • 다음은 서스펜션을 포함하고 있는 대차의 경량화이다. 일반적으로 철도차량의 서스펜션은 1차 코일/고무스프링과 2차 공기스프링으로 나뉘는데 1차 코일 스프링을 고무 타입을 적용하면 코일을 적용했을 때보다 중량이 감소 된다. 또한, 대차에서 큰 부피를 차지하는 기어박스 등을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적용하여 중량 저감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차의 구조를 인보드 타입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즉 인보드 베어링 윤축을 사용하여 대차 설계를 간소화하고 대차의 무게를 줄이는 방식이며, 아웃보드 타입의 대차에 비해 약 30%의 중량 저감을 할 수 있다.

  • [그림 3] 인보드타입 대차 형상 모델링

  • 마지막으로 철도차량에서 고중량물인 전장품의 경량화이다. 기본적으로 박스 형태의 구조로 되어 있는 전장품의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변경하여 중량을 줄이는 방법과 공진형 회로를 통한 보조 전원장치의 경량화, 그리고 냉각방식의 다변화를 통한 모듈화 설계로 약 5~2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 [그림 4] 철도차량의 중량 분배 (출처 : Euro Transport Consult 1997)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중량관리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

  • 철도차량의 중량정보는 친환경 열차 제작에도 사용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2021년부터 적용될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던 기존의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195개의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이다. 이 협약의 골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5~65%까지 감축하는 것이며, 우리나라도 배출전망치 대비 약 37%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 이를 위해 철도차량 업계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첫 번째, 탄소발자국1) 이다. 수년 전부터 코레일은 KTX 강릉선 고속열차의 탄소발자국 표기를 하면서 국내 철도차량에도 친환경 노력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렸다. 이를 위해 열차 설계, 제작 및 운영 시 소요되는 탄소량을 확인하여 그 값을 표기하였다.

  • 두 번째, 열차의 탄소 배출량을 분석하는 것으로, 운영사가 열차 운행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어하고 그에 맞는 탄소배출권을 구입한다. 현대로템은 대만 TRA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열차의 모든 부품의 중량정보와 재질 정보(밀도/비중) 그리고 열차가 운행 시 탄소 배출량을 계산/분석했다.

  • 세 번째, 열차의 재질과 중량정보를 활용하여 폐기되는 철도차량의 재활용 및 재사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시드니 2층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ISO 22628’ 에 따라 재활용 및 재사용률을 분석한 결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한 바 있다.

1) 환경성적표지 환경 영향 범주 중 하나이다.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 채취, 생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여 라벨 형태로 제품에 표시된다.

[그림] 5 KTX 강릉선 탄소발자국 인증 (환경성적표지, www.epd.or.kr)

이렇듯 철도차량의 중량관리는 안전하고 편리한 열차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엔지니어링 업무 중 하나이다. 현대로템은 입찰단계서부터 설계, 생산, 시험의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중량정보의 체계적인 DB화를 통해 고효율/고성능의 철도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순히 많은 승객을 운반하는 교통수단의 하나가 아닌 충돌, 탈선, 화재 등 안전과 관련한 요구사항과 함께 공기정화, 이산화탄소 배출, 승차감 등의 승객 편의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두루 만족시키면서 편하고 안전하게 우리의 주 생활권까지 커버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기술 리더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