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노병사生老病死, 그 고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도 사람과 같이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친다. 다만 기업은 사람과 다르게 병들고 죽는 것이 운명이 아니다.
기업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병을 반드시 사가 아닌 새로운 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기업은 병을 맞이할 때마다 새로운 성장의 모멘트 또는 시장 퇴출이라는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럼 기업의 병, 다시 말해 갑작스러운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과감한 변화를 하지 못해 시장에서의 가치가 하락하고 고객의 마음을 잃어버리는 문제를 어떻게 새로운 생의 모멘트로 만들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생을 지속하는 기업은 문제에 끌려가기보다는 끌고 가는 ‘혁신의 DNA’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사람은 태어났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숙명을 이들은 그저 받아들이고 거기에 적응하기보다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사의 운명을 불사不死로 전환하여 숙명을 이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현황 자체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뚜렷한 목표에 집중하여 병을 생의 모멘트로 이끄는 혁신을 기획하고 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혁신의 DNA로 위기를 극복한 아마존

현재 최고의 온라인 기업으로 손꼽히는 아마존도 위기가 있었다. 2000년 IT버블의1) 소용돌이는 세계 대부분의 속칭 잘나가는 IT 기업을 집어삼켰다. 물론 아마존도 예외는 아니었다. IT버블 속에서 그들 또한 성장엔진을 잃어버리고 매출은 곤두박질쳐 아마존도 다른 IT 기업과 같은 운명에 놓일 뻔했으나 아마존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혁신의 DNA’가 있었다. 그들은 위기 속에서도 공격적인 가격인하전략 및 서점으로 시작한 사업영역을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기획 등 위기를 기회의 모멘트로 삼아 혁신을 도모했고 IT버블 속에서 살아남아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아마존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의 DNA’를 통해 현안을 위기가 아닌 자신들의 목표인 미국 경제의 ‘아마존화(Amazonificaiton)'에 집중했다. 이런 차원으로 아마존은 기존의 배송서비스를 혁신해 '1일 배송 추진계획'을 발표하였고 물류 창고 비용으로만 9개월간 31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과감히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을 실행했다. 또한, 아마존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클라우드서비스(AWS)’를 크게 확대하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집에서도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1) 인터넷 관련 분야가 성장하면서 산업 국가의 주식 시장이 지분 가격의 급속한 상승을 본 1995년부터 2000년에 걸친 거품 경제 현상이다. 사람들의 기대치만큼 IT 기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400% 상승했지만 이후 버블이 꺼지며 2001년에는 시장이 붕괴되었다.

두 번째,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기업은 ‘혁신의 DNA’와 함께 기존의 문제를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여 타 기업에는 위기를 자신에게는 기회로 삼는 창의적 발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은 기존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다가 해결은커녕 더 큰 위기를 맞이하고는 한다. 새로운 문제는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새로운 문제에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이러한 단순한 사실을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거나 눈앞에 일어난 불에 집중한 나머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접근으로 기회를 창출하는 넷플릭스

기업도 사람처럼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퇴출당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다. 이러한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기업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혹은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해외시장진출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퇴출이라는 숙명을 더 앞당기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이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시장의 영향권에서 퇴출당하는 숙명적 문제는 현재 글로벌 1위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도 당면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기존과는 다른 접근으로 자신들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보다는 고객들이 이미 소비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자신들의 콘텐츠로 흡수하고 통합화시키는 전략을 실행하였다.
이것이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이다. 이러한 접근은 넷플릭스가 큰 위기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 모멘트가 되었다.
두 번째는 단순한 해외시장확장전략이 아닌 국가별 맞춤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맞춤 정책은 국가별로 세밀하게 나뉘어 있는 넷플릭스의 가격정책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국가별, 문화별 친화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과감한 투자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사극과 좀비물을 혼합한 김은희 작가의 <킹덤>에 과감한 투자와 제작을 하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위기는 실패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시련을 통해 더욱 강해질 기회를 주기도 한다. 위기가 없었던 시절은 없었다.
오히려 기회가 많았던 시절에도 위기는 언제나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를 기다렸다.
성장하는 기업은 위기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강한 ‘혁신의 DNA’와 함께 창의적 발상을 통해 위기를 성장의 모멘트로 삼는다.
결국, 미래는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더욱 거대하게 다가올 위기에 대한 금선탈각金蝉脱殻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