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I의 역사와 배경

유럽은 오랜 역사를 통해 분열과 갈등을 반복해 왔다. 그 결과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두 번의 전쟁은 유럽 국가 모두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에 따라 전후 유럽에서는 미국의 경제 주도권에 대항하고 유럽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유럽통합을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이 시도됐다.
그 결실로 1957년 로마조약을 통해 EEC(유럽경제공동체)가 창설되었으며, 이후 EEC가 발전해 1967년 EC(유럽공동체)로 확대되었다. EC는 주로 통화정책과 통상정책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완전한 통합을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변화가 절실했다. 이에 유럽공동체는 통합을 위한 전략과 기본원칙을 수립하였다. 통합은 재화와 용역, 자본 및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 기술적 통합, 표준의 통일, 품질과 안전 수준의 균등화, 상호인정, 철도시스템의 상호운영 호환성 확보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유럽연합법령(EC Directive)을 통해 추진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94년 EU(유럽연합)가 출범하면서 철도의 운영호환성 확보를 위한 법령과 기술기준이 본격적으로 제정되어, 마침내 2008/57/EC(유럽연합 내 철도의 운영 호환성에 관한 법령)에 따라 유럽철도국(ERA: European Railway Agency)이 유럽 내 철도 운영 호환성 기술기준인 TSI(Technical Specification for Interoperability)를 발표했다.
유럽철도망은 국가별로 궤간, 전력, 신호, 운영방식, 안전관리 등이 상이해 열차가 국경을 넘어 운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TSI는 국경을 넘어 운영되는 철도차량, 신호, 인프라, 전력, 운영에 관한 필수 요구조건을 안전성, 신뢰성 및 가용성, 건강, 환경, 기술적 호환성, 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 등으로 정의하고 모든 회원국은 2008/57/EC에 따라 TSI를 준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TSI 준수 여부를 평가하고 확인하는 역할을 각 국가가 지정한 공인기관(NoBo)에게 부여하고 TSI 인증을 획득해야만 유럽철도망 내에서 국가 간 상호운영이 허용되었다.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로 구분되던 TSI는 2014년 개정되어 현재는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구분하지 않으며, 철도차량 TSI의 경우 TSI RST HS(High-speed Rail)와 TSI LOC & PAS CR(Conventional Rail)이 TSI LOC & PAS(Locomotive and Passenger cars)로 통합되었다.

TSI LOC & PAS 요구조건과 인증 프로세스

TSI LOC & PAS의 요구조건은 철도차량이 국경을 넘어 운행하는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들을 정의하고 있으며, 안전성(Safety)과 기술적 호환성(Technical Interoperability) 관련 요구사항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4.2.2.4 Strength of vehicle structure:

  • Carbody structure according EN12663-1:2010
  • Complete analysis of Carbody and Fixings
  • Static test of Carbody – test lab acc. EN17025
  • All Welding facilities should be acc. EN15085
  • Use accepted fatigue standard : e.g. IIW, FKM, DVS1612, EC3 …
  • Use accepted bolt standard: e.g. VDI 2230 …
  • Use accepted FE calculation tool e.g. ANSYS, NASTRAN …

4.2.2.5 Passive safety:

  • Crashworthiness according EN15227:2008 :2011
  • Dynamic simulation of 4 Cenarios
  • Use accepted Crash tool e.g. LS – Dyna …
  • Validation of crash worthiness with test – test lab acc. EN17025

4.2.2.10 Load conditions and weighted mass:

  • Load conditions according to EN15663:2009 : 2010
  • Total vehicle mass (for each vehicle of the unit)
  • Mass per axle (for each axle)
  • Mass per wheel(for each wheel)

▲ TSI 철도차량 차체 요구사항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TSI 요구조건은 관련 EN 규격들을 참조하고 있다.
따라서 TSI 요구조건은 관련 규격의 세부적인 설계조건 또는 시험조건을 파악해야만 준수할 수 있다. 특히 TSI LOC & PAS에는 기술적 인터페이스와 관련하여 15개의 주요 부품을 정의하고 있으며, 차량시스템과 별도로 각각 TSI 인증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철도차량이 영업운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보통 TSI 인증기관(NoBo)으로부터 TSI 인증을 받음과 동시에 발주자가 속한 국가의 법령 및 기술기준에 부합함을 관련 승인기관(DeBo)의 확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다음은 유럽의 철도차량 개발 프로젝트에서 TSI 인증과 국가 승인기관의 운영개시 승인 절차를 나타낸 것이다.

철도차량의 TSI 인증은 주로 설계에 대한 형식승인(SB 모듈)과 제작 품질관리시스템의 확인(SD 모듈)으로 이루어진다.

TSI 인증을 위한 제언

TSI는 유럽철도망은 물론 유럽과 연결되거나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철도시스템에 주어지는 요구사항이다.
최근에는 유럽철도망과의 연결 여부에 관계 없이 점차 고속철도의 기본적인 기술 요구조건으로 인식되고 있어, 유럽과 연결되는 터키 및 일부 중동국가에서도 TSI 인증을 요구하는 추세이다. 심지어 중국은 유럽과의 연결운행을 가정하여 고속철도 관련 자국의 기술기준을 TSI및 EN 규격과 호환되도록 개발해 왔다. 따라서 현재 한국과 고속철도 수출을 협의 중인 터키 뿐 아니라 고속철도 도입을 준비 중인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과 같이 장기적으로 중국과 연결될 아시아 국가들도 TSI와 관련 EN 규격을 요구할 것이다. 결국 TSI 인증은 고속철도차량의 해외수출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며,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TSI 인증 획득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TSI 및 관련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차량시스템 설계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 CRRC의 경우 2016년 7월부터 고속철도차량의 유럽 수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TSI 기준에 부합하는 시험용 고속철도차량을 개발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적인 추세를 고려해 동력 분산식으로 개발된 EMU-250, EMU-320 및 HEMU-430X의 설계 시 국내 철도안전법 준수에 집중하면서 정작 TSI 요구조건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현대로템의 수출 차량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과 작년 한국 방문 기간 중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했던 경험으로 미루어, 현대로템의 고속철도차량에는 이미 EN, IEC, UIC 등 많은 국제표준이 적용되었으므로 기존의 설계를 조금만 보완한다면 TSI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최신 TSI 요구조건과 현재 차량의 설계 수준을 TSI 관점에서 비교 분석해본 적이 없으므로 무엇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부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와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국내 고속철도차량의 수출을 위해 TSI 인증을 효과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접근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① TSI 요구조건 분석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요구조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TSI의 모든 요구조건을 시스템 수준, 하부 시스템 수준, 하부 장치 수준까지 체계적으로 식별해야 한다. TSI 요구조건 분석은 단지 각 절을 나열식으로 분해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관련 규격의 세부 내용까지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② 대상 차량시스템 선정 및 설계 요구사항 분석

TSI 인증을 위해 TSI 요구사항을 기준으로 수출용 고속차량을 새롭게 설계하고 제작하는 방법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세부적인 발주자 요구사항이 확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추측만으로 설계를 새로 시작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 고객마다 상세 설계 요구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두부 형상, 차량 승객수, 시설과의 인터페이스 등) 실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설계는 매우 빈번하게 변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출형 모델로 가장 적합한 기존 고속철도차량을 선정한 후 기존 설계를 TSI 요구조건과 비교 분석하여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를 파악한 다음 이를 반영하여 설계를 보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설계자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접근법이 새로운 설계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고 설계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③ 부품에 대한 구매전략 수립

대상 차량시스템의 설계 평가를 통해, 각 하부시스템 또는 부품 수준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파악되면, 운영 호환성 주요 품목 15종을 대상으로 TSI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기존 설계의 변경 또는 보완이 필요한 부품들을 식별할 수 있으며 부품별로 추가적인 구매 요구사항을 확정할 수 있다. 구매 요구사항이 확정되면 각 공급업체와 개별 협상을 통해 국산화가 가능한지, 아니면 이미 TSI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부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유리한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에는 부품의 조달가격, 새로운 부품개발이 필요한 경우 개발이 가능한 공급업체의 유무와 개발능력, 개발 기간과 공급업체의 지속경영 가능 여부, 품질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④ 차량 설계 보완

부품별 구매 요구사항이 확정되면 적용할 부품의 세부 사양과 공급업체가 결정될 때까지 기존 차량 설계를 TSI 요구조건에 맞도록 보완해 나가야 한다. 완전한 설계 보완은 부품별 형상 및 인터페이스 조건이 확정되어야 완료될 수 있으므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겠으나 신규 설계보다는 기간이 단축될 것이다. TSI 요구조건은 운영 호환성 확보를 위한 필수사항이므로 고객이 결정해야 하는 인테리어 요소 및 운영노선에서의 인터페이스 관련사항은 설계자의 가정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러나 수출 대상국가가 특정될 수 있다면 이러한 가정은 더 단순화될 수 있으며, 보완에 대한 범위는 축소되고 방향성은 좀 더 명료해질 것이다.

⑤ 시험 및 시운전

TSI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차량시스템의 설계 평가가 이루어지고(설계단계) 제품의 품질관리 적합성이 확인돼야 하며(제작단계), 형식시험을 통한 검증(시험단계)이 이루어져야 한다. 형식시험은 인프라와 차량 간의 인터페이스를 포함하므로 차량이 운행될 운영노선이 정해져야 한다. 그러나 특정 고객으로부터 수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험을 한국의 고속철도선로에서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 고속철도 노선의 특성이 TSI-INF, TSI-CCS, TSI-SRT, TSI-ENE, TSI-OPE, TSI-TAP의 관련 요구조건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에 따라 시험 평가의 유효성이 좌우된다.
따라서 한국의 고속철도는 수출 대상 국가의 인프라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러한 차이점을 제한조건으로 하되 실제 차량이 운행할 노선이 결정된 후 TSI 인증을 갱신한다는 조건으로 인증이 가능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TSI 인증은 수출을 위해 현대로템이 즉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철도차량 및 TSI 전문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TUV 라인란드는 대표적인 TSI 인증기관(NoBo)으로서 지금까지 발행된 전 세계 286건의 TSI 인증 가운데 193건의 인증서를 발행하였으며, 최근 터키로 수출하는 한국 부품업체의 TSI 인증을 수행한 철도차량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실적과 경험이 최근 개통하는 EMU-260의 TSI 인증 지원을 통한 현대로템의 고속철도차량 수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